지난 토요일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결혼식 하기 전에 신랑, 신부 얼굴 보고 도장 찍은 다음에, 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밥을 먹고, 식이 끝나갈 무렵에 식장에 다시 와서 사진만 찍게되었네요. 사당역에서 출발해 정확히 3시간이 걸리던데, 조금은 미안하고 허무하더군요. ^^;
아무튼 식이 끝나고, 이왕 내려온 김에 전주 근처에 있는 익산에 가서 미륵사지 석탑을 보고 올라가자는 한 친구 커플의 강압적인 제안에, 끌려가다시피 익산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렴풋한 제 기억으로는, 미륵사지 석탑은 흉물스럽게 시멘트 벽으로 겨우 무너지는 것을 막아놓았던 탑이었습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의 의해 그렇게 보수(?)가 되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만 본 기억이 있어 실제 모습은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위 사진은 1915년도의 미륵사지 석탑이라고 합니다. 뭔가 슬픔이 느껴집니다.
전주에서 익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라는 곳에 도착을 했는데, 미륵사지 석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석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큰 건물이 서 있었습니다. 저희가 미륵사지 석탑을 가면서 아무런 사전조사도 하지 않았기에, 저희는 단지 보수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위에 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는 정말 놀랐습니다. 미륵사지 석탑은 아예 존재하질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미륵사지 석탑은 현재, 해체 복원의 과정에 있는 문화재였습니다. 일제 시대 덕지덕지 쓰러지는 것만 겨우 막아 놓았던 시멘트가 부식하는 과정에서 석탑 자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1997년부터 해체를 준비해 2001년에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위 사진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체되어 있었습니다. 작업장 분위기도 그러했지만 무너지지 않도록 여기저기 받쳐놓은 받침목들을 보니, 스산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도 무거워졌습니다. 물론 문화재를 해체할 수도 있고, 보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방치한 저희가 참 원망스러웠고, 이렇게 하면 원형 그대로 복원이 가능한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국보 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이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전혀 몰랐다는 제가 참 부끄러워졌습니다.
해체하고 난 뒤, 원래 자리를 표시해 놓은 듯 합니다. 여러 첨단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되어 있었지만... 솔직히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업장 밖에도 이렇게 돌들이 쭉 놓아져 있었습니다.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싶겠지요. 2001년도부터 해체를 시작했으니, 벌써 7년이 지났네요.
여러분은 알고 있었나요?
저는 솔직히 평소에 문화재에 대해서 그리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 아닙니다. 뭐랄까요? 문화재에 대해서는 별 관심없는 평범한(?) 사람이랄까요. 최근에 숭례문이 불타고 나서야 반짝 관심을 가졌다가, 어느새 잊어버리고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나요???
벌써 수년 전에 미륵사지 석탑이 해체되었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해체된 사실을 모르니, 복원을 잘 준비하고 해체를 했는지, 복원은 잘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숭례문 복원도 어떻게 되어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복원이 2007년까지인가?
인터넷을 통해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석탑의 복원 시점에 대해서인데요, 국립문화재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보면 미륵사지 석탑의 사업 계획이 2007년까지로 잡혀 있습니다. 국내 한 포털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실 언제까지인가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복원을 할 때 정확하고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열악한 상황에서 무언가 사정이 있어 계획을 연기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이 더 걸리더라도, 잘 복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 분야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잘' 이라는 표현 외에 다른 표현을 쓸 수가 없네요.
더구나 YTN에 따르면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소의 건축담당 전문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최근 전소된 숭례문까지 복원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라고 하네요.
참조기사 => 클릭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데.
대한민국 국민들을 비꼬는 말로 '냄비근성' 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말이 우리를 비하하는 것이든, 아니든 문화재를 바라봄에 있어서 첫번째 필요한 것은 꾸준한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어느새 숭례문도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네요.
우연히 들린 미륵사지 석탑. 서글퍼졌습니다. 아무쪼록 별 탈 없이, 잘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포스트가 맘에 드시면 indegoddam의 블로그를 구독하세요~~ =>
'제기랄!!!(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토익위해 서울 유학 온 지방대생 (21) | 2008/04/12 |
|---|---|
| 노점상. 꼭 철거해야 하나요? (11) | 2008/03/29 |
| 또 하나의 잊혀져 가는 문화재, 미륵사지 석탑 (20) | 2008/03/23 |
| “저도 살고 싶습니다.” 떡볶이 노점상의 절규. (5) | 2008/03/17 |
| 학생 하나 “공부하다” 죽어야 하나??? (103) | 2008/03/14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미륵사지 석탑 해체 복원 중인 것은 비교적 알려져 있었던 사실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재수없나요? 그런 뜻은 아니고-_-;
나름 석학들이 정교하게 작업하고 있다니까 잘되겠죠 머. (역사스페셜에 자세히 나옵니다) 그리고 참고로 일제가 시멘트로 급보수를 한 것은 그들이 우리 문화를 파괴하기 위함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당시엔 시멘트가 최첨단 보수자재로 꼽혔고 동일 시기의 일본 문화재에도 시멘트로 보수공사 한 곳이 많다고 합니다. 제 블로그에도 놀러와주삼
2008/03/23 21:12http://blog.daum.net/loch_ness/?_top_blogtop=go2myblog
그렇군요~~^^
2008/03/24 20:06그리고 석탑 복원 과정이 그렇게 순탄한 것만은 아닌것 같아요...이래저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봤는데...
잘 되길 빌어야죠~~^^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2008/03/24 09:26우리 모두다 문화재에 작은 관심을 가질 때
소중한 문화재가 보존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건강하시고요
네~~감사합니다~~
2008/03/24 20:07문화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작게나마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문화재는 나 뿐만이 아닌, 후손들의 것이기도 하거늘...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필요하네요 ;ㅅ;
2008/03/24 15:06그렇습니다~~일단 국민들이 관심을 조금씩만 더 가져야 할 것 같아요..
2008/03/24 20:08물론 저부터~~^^;
아무리 봐도 저건 헤체와 동시에 방치한 걸로 밖에 안 보이는데요? 제가 잘못 봤나요?
2008/03/24 21:44^^; 반드시 그렇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2008/03/25 00:01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복원을 한다고 설명되어 있더군요.
아직 1층까지 해체가 다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해체 중인 것 같았어요.
저는 미처 몰랐네요. 흐...그나마 알만한 이름의 문화재인데도 이렇게나 무관심했었다니..쩝
2008/03/25 09:31끓었다 식었다 하는 중에도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다하고 계실 복원담당자들이
참 존경스러워집니다. 휴
네...무관심이 젤 무서운거죠...ㅠㅠ;
2008/03/25 16:48제가 제가 2006년도에 갔을 때는 저것보다는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는데.. 꾸준히 해체작업을 하고있군요.. 글쓰신 분 말씀처럼 잘 복원되었음 좋겠네요 ^^
2008/03/25 22:15벌써 2년 전이네요..^^;
2008/04/01 13:18제가 갔을 때는 거의 다 해체가 된 상태였고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제대로 복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화로 기자단입니다.
2008/04/01 02:52indegoddam님의 글이 ‘네티즌 문화정책’ 코너에 추천/등록 되었습니다.
문화로는 올바른 문화 정착과 적극적인 문화정책 반영을 위해 열심히 뛰는 중입니다^^
<문화로>는 각 문화단체 및 문화예술인,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문화예술 전문 정책 정당인 문화예술당을 후원하는 카페입니다. <문화로>는 우리 문화가 가야할 방향을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며, 여러분과 함께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문화로> cafe.daum.net/cultureroad
네~감사합니다~~~
2008/04/01 13:19저도 한번 들려 보겠습니다~~^^*
우리문화유산을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04/01 12:53별말씀을요...저야말로...아무 생각없이 '구경' 하러 갔다가...
2008/04/01 13:20충격을 받았답니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없었을 줄이야..
2008/04/01 13:00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네요~
아무쪼록 복원이 잘됬으면 좋겠어요..
네...저도 이번에 우연히 가보지 않았다면...아마 앞으로도 계속 몰랐겠지요...
2008/04/01 13:21가끔씩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되어가는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위에 온누리님도 계시네요~ 온누리님 글을 볼때면.. 울나라 문화재관리가 엉망이란걸
2008/04/01 22:34한눈에 알수있습죠~ 역시 이글에서도 절실히 느껴집니다.
안타까워요(ㅠㅠ)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화사함과 즐거움으로 가득찰 4월.. 더좋은 소식이 함께하길
진심으로 바랄께요^^ (배꼽인사)
넵~~감사합니다~~
2008/04/02 12:17호박님에게도 항상 좋은 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